“능력 있고 순종적인 여자”를 원하는 Z세대 남성들 — 아버지 세대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들어가며

솔직히 이 기사 제목 보고 두 번 읽었다. Z세대면 나보다 어린 세대잖아. 젠더 감수성도 높고, SNS로 다양한 가치관 접하면서 자랐을 텐데 — “아버지 세대보다 더 보수적”이라니. 처음엔 낚시성 제목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데이터가 꽤 충격적이었다.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해진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 산하 글로벌 여성 리더십 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세계 29개국 성인 2만 3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다. 한국인 500명도 포함됐다.

핵심 수치만 뽑으면 이렇다:

  • Z세대 남성 31% → “아내는 항상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 동의
  • Z세대 남성 33% → “가정 내 최종 결정권자는 남편” 동의 / 베이비붐 세대는 17%
  • Z세대 남성 24% → “여성이 지나치게 독립적으로 보여선 안 된다” 동의 / 베이비붐 세대는 12%

베이비붐 세대 대비 Z세대 남성이 오히려 2배 가까이 보수적인 수치가 나온 항목도 있다. 이건 그냥 무시하기엔 좀 묵직한 숫자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내 생각엔 몇 가지 맥락이 겹친 것 같다.

첫째, 유튜브·숏폼 기반의 “남성성 콘텐츠” 급성장. 앤드루 테이트 같은 인플루언서가 상징하듯, 알고리즘이 젊은 남성들에게 전통적 남성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한다. 학교에서 젠더 교육을 받은 것과 별개로, 미디어 소비 시간이 훨씬 더 길다.

둘째, 경쟁 심화로 인한 불안감. 취업난, 집값, 연애 시장에서의 좌절감이 “여성 탓” 또는 “페미니즘 탓”으로 귀결되는 심리적 흐름. 성평등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인식이 퍼지는 거다. 연구소 측도 바로 이 점을 경고했다.

셋째, 역설적으로 여성의 능력 향상에 대한 반작용. 여성의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올라갈수록, 일부 남성은 오히려 “통제 가능한 관계”를 원하게 된다는 사회심리학적 분석도 있다.

나는 어떻게 보느냐면

나는 파트너가 나보다 능력 있어도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근데 이 데이터를 보고 솔직히 자문해봤다 — “혹시 내 무의식엔 없나?” 생각보다 내면화된 편견은 잘 안 보인다.

중요한 건 이게 특정 세대를 싸잡아 비난하는 프레임이 돼선 안 된다는 거다. 데이터는 경향성이지, 모든 Z세대 남성이 그렇다는 게 아니니까. 다만 이 수치가 말하는 건 — 교육과 인터넷 접근성이 높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평등 인식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

마무리

“능력 있고 순종적인 여자”를 동시에 원하는 건 — 솔직히 말하면, 그건 파트너가 아니라 서비스를 원하는 거다. 평등한 관계는 불편하고, 협상이 필요하고, 가끔 내가 틀렸다고 인정해야 한다. 근데 그게 진짜 관계 아닐까. 이 데이터가 우리한테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 “나는 어떤 관계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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